지난 11월 3일 실패연구소의 두 번째 실패세미나가 열렸다. ‘실패세미나’는 다양한 분야 리더들을 초청하여 그들의 실패 경험이나 실패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공유하는 것을 통해, 청중들에게 도전할 수 있는 용기를 북돋우는 실패연구소의 강연 시리즈이다. 지난 봄 온라인으로 열렸던 첫 번째 행사와는 달리, 이번에는 온라인뿐만 아니라 카이스트 양승택오디토리움에서 오프라인 행사로도 열려 관객과 연사가 보다 가까이서 생각을 나눌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되었다.
‘창업가를 위한 실패학’이라는 주제로 열린 오전 세션에는 블루포인트파트너스 이용관 대표와 한국시니어연구소 이진열 대표가 연사로 나섰다. 260여 개의 스타트업에 투자한 경험이 있는 이용관 대표는 다양한 사례를 바탕으로 자신의 상황을 객관적으로 인지할 수 있는 능력인 메타인지가 창업가에게 중요한 역량임을 강조했다. 한편 첫 번째 창업의 실패를 반면교사 삼아 한국시니어 연구소를 이끄는 이진열 대표는 첫 창업의 실패로부터 재창업에 이르는 과정을 생생하게 전하며 No. 1이 아닌 Only 1으로 살아가는 창업가의 삶에 대한 생각을 나누었다.
이어진 오후 세션에서는 카이스트 과학기술정책대학원 김소영 교수와 LG그룹 최초의 여성 임원 윤여순 전 LG아트센터 대표가 연사로 나서 실패의 두려움에 대한 다른 시선을 보여주었다. ‘실패는 두려운 게 맞다’라는 문장으로 강연을 시작한 김소영 교수는 자신의 경험뿐 아니라 스포츠, 창업, 연구 등 다양한 분야의 풍부한 사례를 통하여 실패를 다른 시각으로 볼 수 있는 신선한 관점과 해석을 제시했다. 윤여순 전 대표는 절망스러웠던 유학 시절부터 LG 최초의 여성 임원이 되기까지 끊임없이 반복되던 실패와 성공의 에피소드를 전하며, 예측할 수 없고 빠르게 변하는 세상에서 어떤 태도와 자세로 일하며 살아야 하는지에 관한 생각을 전했다.
이번 세미나에 초청된 네 명의 연사들이 살아온 시간, 분야와 경험은 제각기 달랐지만, 실패를 주제로 한 네 강연에서 일관되게 강조되는 메시지가 있었다. 바로, 자신을 제대로 아는 것의 중요성이다. 자신의 상황을 제대로 인지하고(이용관), 세상의 기준이 아닌 자신에게 진정 중요하고 가치 있는 것이 무엇인지 고민하는 것(이진열), 또한 자신의 경험과 판단 안에서 자신의 가능성과 한계를 직시하고(김소영), 자신의 강점과 잘해온 것들에 주목하는 것(윤여순) 등 자신을 제대로 아는 것은 큰 실패를 예방하거나, 실패하더라도 의미 있는 선택을 하게 만든다. 한편 삶은 연속적인 과정이며, 그 속에서 일어나는 이벤트를 단순히 성공과 실패로 규정할 수 없다는 것. 이 연속되는 삶 속에서 우리가 생각할 것은 실패 그 자체가 아니라, 실패라고 여겨지는 삶의 경험들 속에서 무엇을 배울 것인가 라는 점 역시 네 연사가 공통적으로 강조했다.
이날 행사에 온·오프라인으로 참여한 청중들은 ‘연사분들의 삶이 생생하게 녹여져 있는 이야기들 덕분에 삶을, 성공과 실패를 바라보는 관점이 넓어진 것 같다.’, ‘실패 경험을 솔직하고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해 주셔서 공감과 위로가 되었다.’, ‘긍정의 에너지를 받을 수 있었다’ 등의 소감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