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번 새로운 도전을 하는 일, 그 중심에 KAIST 실패연구소가 있습니다.
총 게시물 수 : 100개
2026-03-05
KAIST CAF
“실패를 관리하고 학습으로 전환하다” - 2026 KAIST 실패포상, 대상에 학부생 창업팀 당고(Dango)팀 KAIST가 세 번째 ‘실패포상’ 수상자를 발표했다. 2024년부터 시작된 KAIST 실패포상은 연구, 교육, 창업, 행정 각 부문에서 결과가 아닌 도전의 과정과 실패로부터의 학습을 통해 의미 있는 변화를 만들어낸 구성원에게 수여된다. 수상자에게는 총장 명의의 표창장과 함께 상금이 수여된다. 올해 실패대상의 영예는 창업부문의 학부생 창업팀 ‘당고(Dango)’팀이 차지했다. 당고팀은 단기간의 성과보다 현장의 실제 문제를 이해하는데 집중하며 수차례의 실패와 거절을 학습의 자원으로 전환해 온 사례로 높은 평가를 받았다. 당고팀은 초기 창업과정에서 아이디어 미성숙과 문제 정의의 한계로 예선 탈락을 경험했으며, 이후에도 사업방향 수정, 핵심 공동창업자의 이탈, 반복되는 시장의 부정적 평가 등 연속적인 실패를 겪었다. 특히 핵심인재 이탈 후 팀의 존속 자체가 흔들리는 위기를 맞았으나, 대표 송원태를 중심으로 팀 빌딩을 재구성해 재도전을 선택했다. 팀 리빌딩 이후, 당고 팀은 외식 자영업 마케팅 개선을 위한 ‘쿠폰앱’, ‘단골관리앱’ 등을 구상했으나 다시 한번 수많은 부정적 평가에 부딪힌다. 단순한 외부 반대가 아니라 실패 가능성이 높은 가설에 대한 신호로 받아들인 당고팀은 실패의 원인을 현장에서 찾기로 했다. 수십 명의 외식 점주를 직접 만나 인터뷰를 진행한 끝에 기존 가설을 과감히 폐기하고, 로컬 상권에서 점주와 단골을 실제로 연결하는 구조로 비즈니스 모델을 전면 수정한다. 그 결과 유료 MVP고객을 확보하며 실질적인 성과를 거두었고, 이러한 학습의 축적은 KAIST App 창업 프로그램 금상 수상으로도 이어졌다. 실패연구소는 “당고 팀은 실패를 미화하거나 회피하지 않고, 실패를 관리하고 학습하는 대상으로 다뤘다는 점에서 실패포상의 취지를 가장 선명하게 보여주는 사례”라며, “실패를 통해 더 단단한 실행 역량을 축적해 나간 과정 자체가 대상 선정의 핵심 이유”라고 밝혔다. 한편 연구부문 실패상은 K3I-KAIST 아시아지식재산공동체 연구센터의 정경란 연수연구원에게 돌아갔다. 정 연구원은 30~40대에 이르는 경력 단절과 반복된 진학 거절, 박사과정 중 겪은 심각한 재정적 실패 속에서도 연구를 포기하지 않고 도전을 이어왔다. 그는 실패를 최소화하기 위한 안전한 선택보다, 실패를 감내하며 학습하는 방식을 택했고, 이러한 개인적 경험을 바탕으로 ‘조직은 실패로부터 어떻게 학습하는가(organizational learning from failure)’라는 연구 주제로 확장해 왔다. 실패 이후의 성공을 강조하기보다, 실패를 마주하는 태도가 개인과 연구를 어떻게 변화시키는지를 보여준 점이 높이 평가되었다. 교육부문 실패상은 기계공학과 김성용 부교수가 수상했다. 김 교수는 KAIST 내에서 상대적으로 희소한 지구과학·해양학 분야 교육을 개척하는 과정에서, 낮은 인지도와 공감대 부족이라는 한계에 직면했다. 그는 기존 교과의 단순한 확장이 아닌 새로운 교과목 개발, 한글·영문 교재 출간, KOOC 온라인 강의 개설 등 다양한 방식으로 교육 자산을 축적해 왔다. 특히 학생들이 어렵게 느끼는 전공 내용을 대중적 언어와 비유로 풀어내기 위한 반복적인 시도는, 한계에 머머무르지 않고 주어진 기회를 새로운 가능성으로 확장한 사례로 평가되었다. 행정부문 실패상은 정보통신팀 민경진 학연행정원이 수상했다. 민 행정원은 반복되는 민원과 행정 마비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기술적 해결책 도입을 시도했으나, 예산 및 의사결정 구조로 인해 여러 차례 무산을 경험했다. 그러나 그는 실패를 계기로 문제의 본질이 기술적 한계나 시스템의 부재에 있는 것이 아니라, 잘못된 정보와 루머에 기반한 민원인의 비효율적 패턴에 있음을 피악한다. 이에 민원 패턴 분석과 정보 정비, 업무 원칙 재정립을 통해 기술적 해결책 대신 행정 프로세스를 단계적으로 개선했다. 그 결과, 대표전화 대기 시간 단축과 민원 구조의 안정화라는 실질적 변화를 이끌어냈다. KAIST 실패포상은 실패를 단순히 위로하거나 미화하는 상이 아니다. 도전의 과정에서 발생한 실패를 학습 가능한 교훈으로 전환하고, 그 교훈이 다른 구성원에게도 의미있는 자산이 될 수 있도록 확산하는 데 목적이 있다. 2026년 실패포상 수상자들의 이야기는 실패가 좌절의 종착지가 아니라, 더 나은 판단과 실행을 가능하게 하는 출발점이 될 수 있음을 다시 한 번 보여준다. KAIST는 앞으로도 실패를 숨기지 않고 공유하며, 실패로부터 배우는 문화를 지속적으로 확장해 나갈 예정이다. 2026 KAIST 실패포상 수상자 명단 실패대상 창업부문 : 당고(Dango) 팀 전산학부 송원태, 황혜원, 허재영 산업디자인학과 박주언, 신은지 전기및전자공학부 황현우, 지동석 실패상 연구부문 : 정경란 (K3I-KAIST 아시아지식재산공동체 연구센터 연수연구원) 교육부문 : 김성용 (기계공학과 부교수) 행정부문 : 민경진 (정보통신팀 학연행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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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3-05
Singh Aanya (항공우주학과)
2025년의 봄은 성취감으로 시작됐다. 몇 달 동안 공을 들여 준비해 온, 저명한 글로벌 기업가정신 프로그램(Global Entrepreneurship Summer School, GESS 2025)에 선발되었기 때문이다. 얼마 지나지 않아, 우리 팀은 프로그램의 두 번째 모듈을 위해 실리콘밸리에 가게 되었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다. 기업가를 꿈꾸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가보고 싶은 버킷리스트 같은 곳이 바로 실리콘밸리일 것이다. 기업가정신에 대한 나의 열정을 가득 안고 항공우주 학과 경영학이라는 나의 배경에서 이제까지 배운 모든 것을 알고 실리콘밸리로 떠난다니, 내 꿈이 현실에 가까워졌고, 마침내 몇 년간 나의 노력이 보상받기 시작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그리고 모든 것이 무너졌다. 미국 비자가 거절되었다. Illustation generated with AI 그렇게 한순간에 3개월간의 노력, 늦은 밤의 작업들, 그리고 열정이 사라졌다. 그 순간을 나는 아직도 생생히 기억한다. 비자 담당관은 나에게 두 개의 질문만 던졌다. 내 여권을 힐끗 보더니, 내 진술을 뒷받침하는 원본의 서류들은 볼 필요가 없다고 말하며 오렌지색 거절 통지서를 들이밀었다. 나는 이해할 수가 없었다. 이전에도 미국 비자를 거절당한 친구들을 알고 있었고, 그때마다 나는 위로를 건넸다. 하지만 지금은 그럴 수가 없었다. 내가 그 거절의 당사자이기 때문이다. 나는 멍해졌다. 넋이 나갔다. 대사간을 나와 이 믿을 수 없는 현실을 받아들이자 곧 눈물이 쏟아졌다. 눈물은 반쯤은 볼 위로 흘러내렸고, 반쯤은 내 눈 안에 머물러 시야를 흐리게 만들었다. 나는 곧바로 내 부모님께 전화를 걸어 더듬거리며 내 상황을 전했다. 부모님은 나를 진정시키려 했지만, 나는 공공장소에 있었기 때문에 그냥 무너져 버릴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 마음을 다잡고 흐르는 눈물을 삼키려 애썼지만, 숨기려 할수록 눈물은 오히려 더 버겁게 밀려왔다. 나는 대전으로 가는 가장 빠른 기차표를 예매하고 역에서 기다렸다. 기차 안에서, 나는 어떤 아줌마의 옆자리에 앉았다. 내 눈 속의 폭풍을 눈치챈 것인지 그년은 조용히 ‘학생 괜찮아요?’라고 물었다. 나는 겨우 고개를 끄덕이며 ‘네’라고 속삭였다. 전혀 모르는 사람의 그 작은 배려가 내 마음을 건드렸다. 그녀는 내가 쓰고 있던 얇은 가면을 꿰뚫어 보는 것 같았다. 대전에 거의 도착했을 무렵, 나는 통로 쪽에 앉아있었고 신발 끈이 풀려있었다. 이미 알고 있었지만, 다시 묶을 마음조차 들지 않았다. 그런데 아줌마가 그것을 가리키더니, 내가 손을 뻗기도 전에 내 신발 끝을 묶어 주었다. 나는 너무 놀라서, 더 크게 울어야 할지, 뜻밖의 다정함에 감사해야 할지 알 수 없었다. 기차에서 내렸을 때, 나는 완전히 부서진 기분이었고 유령처럼 걸었다. 택시 대신 버스를 탔다. 스스로 돈이 없어서라고 말했지만, 사실은 너무 망가진 기분이 들어서 택시의 편안함을 누릴 자격이 없다고 느껴졌다. KAIST로 가기 위해서는 버스를 한 번 갈아타야 했는데, 강렬한 오후의 햇빛 아래서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는 동안 한 할머니가 나를 보고는 조용히 자리를 옮겨 우산을 씌워 주셨다. 여든이 훌쩍 넘으신 것 같았는데, 놀랍게도 영어를 조금 하셨다. “Korea, how much?” 아마 한국에 얼마나 있었냐고 묻고 싶으셨던 것 같다. “Three years.”라고 답하자, “Nara?”라고 물으셨다. “Indo.”라고 하자, 할머니 얼굴이 환해졌다. “아, 카레를 정말 좋아해요!” 우리는 함께 웃었다. 그 짧은 순간이 문제를 해결해 주지는 않았지만, 따뜻함을 주었다. 그날, 우주는 내가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조용히 상기시켜 주는 것 같았다. 그날 오후 늦게, KAIST 국제협력팀(Global Initiatives Office) 사무실을 찾았다. 학교로 돌아온 뒤에, 출장 보고를 요청받았기 때문이다. 수아님과 진경님을 만났을 때, 그들은 부드럽게 물었다. “인터뷰는 어땠어요?” 그 질문이 방아쇠가 되어, 나는 더 이상 참을 수가 없는 상태가 됐다. 통제할 수 없이, 온몸이 떨리며 눈물이 쏟아졌다. 그날 처음으로 나는 완전히 취약해지도록 놔두었다. 담당관이 거의 나를 보지도 않고 질문도 하지 않았던 일, 몇 초 만에 내 노력이 무시당한 것처럼 느꼈던 감정, 원래도 학점이 별로 좋지 않았었는데 GESS준비에 집중하느라 수업을 따라가지 못해 내 신분을 위험에 빠뜨렸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부모님을 실망하게 할까, 그리고 어느 정도는 나 자신을 실망하게 할까 두려웠던 마음마저 모두 털어놓았다. 그들은 내 옆에 앉아 끝까지 들어주었고, 자신들이 겪었던 어려움과 삶의 경험도 나누어 주었다. 그들은 “울어도 괜찮아요”라고 말했고, 나는 그들을 믿었다. 기숙사로 돌아오자, 룸메이트가 물었다. “비자 나왔어?” 나는 무심한 척 대답했다. “아니, 거절됐어, 뭐.” 나는 이른 아침의 이동과 감정의 분출이 겹쳐 너무 지친 상태였다. 그냥 조금이라도 자고 싶었다. 침대에 누우니 다시 눈물이 흘렀다. 룸메이트가 듣지 않도록 조용히 울려고 노력했지만, 그녀는 내 흐느낌을 알아차렸다. 그리고 부드럽게 말했다. “야, 그냥 울어. 그러면 좀 나아질 거야.” 그 말이면 충분했다. 눈물을 더 이상 막을 필요가 없었다. 그녀는 나를 꼭 안아주었고, 그날 밤늦게 우리는 아이스크림을 먹으러 나갔다. 대단한 일은 아니었지만, 그 안에 담인 마음이 크게 느껴졌다. 그때쯤, 나는 팀원들에게도 비자 상황을 알렸다. 위로와 슬픔, 분노의 메시지가 동시에 쏟아졌다. 나는 팀원들에게 다음날 있을 중간발표에 가지 않겠다고 말했다. 큰 발표도 아닌 중간 점검 발표였지만, 팀의 흐름을 깨거나 부정적인 에너지를 가져가고 싶지 않았다. 팀원들은 내 상황을 이해하고 존중해 주었다. 다음날, 팀 리더에게 메시지가 왔다. “Aanya, 우리는 네가 발표에 와줬으면 해. 말하지 않아도 돼. 그냥 와줘. 네가 있으면 팀이 더 강해져.” 나는 망설이며 생각할 시간을 좀 달라고 했다. 관심이 없어서가 아니라, 그것이 나를 무너뜨리는 트리거가 될까 두려웠다. 그들을 보는 순간, 내가 무너질까봐.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니, 이들은 어떤 순간에도 내 곁을 떠나지 않았던 사람들이다. 내가 가지 않는다면, 발표를 빠지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나와 함께 있어 줄 기회를 내가 거부하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갔다. 발표 장소에 들어서자, 주최자들은 놀란 표정이었다. 내가 참석하지 않겠다고 했었기 때문이다. 나는 모든 것을 시간을 갖고 정리했고, 국내에서 진행되는 프로그램에는 계속해서 참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팀원들은 나를 꽉 안아주며, “그건 그냥 하나의 불운한 사건일 뿐이야, 하지만 이 팀은 평생 가.”라고, 말해주었다. 발표는 순조롭게 끝났다. 기말고사가 끝난 후, 국내 프로그램이 시작되었고, 이는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의미 있고 따뜻했다. 사흘 동안 우리는 비지니스 아이디어를 다음과 멘토들로부터 값진 피드백을 받았다. 가끔은 이런 생각이 든다. 그 따뜻함과 정서적 지지가 없었다면, 내가 과연 참석할 용기를 냈을까? 프로그램이 끝나갈 무렵, 다른 사람들이 실리콘밸리에 가져갈 짐 이야기를 할 때, 나는 강한 FOMO(Fear of missing out)를 느꼈다. 하지만 예상과는 달리 쓰라림보다는 모종의 부드러운 감사를 느꼈다. 나를 나락으로 떨어지지 않게 붙잡아준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에 대한 감사였다. 그들은 패배의 충격과 나 사이에 존재하는 완충재 같았다. “걱정하지 마, Aanya, 우리가 초콜릿 잔뜩 사다 줄게” 그들은 정말로 그렇게 했다. 한 주가 지난 후, 내 친구들은 초콜릿 한 봉지와 스탠퍼드 티셔츠를 선물로 가지고 왔다. 나는 말문이 막히고 눈물이 났다. 나는 말문이 막히고 눈물이 났다. 상징적인 선물이었다. 나는 스탠퍼드를 걸어보지 못했지만, 팀원들은 그 일부를 내게 가져다주었다. 우리는 함께 저녁을 먹고 아케이드에도 갔다. 게다가 팀 리더는 내가 아무것도 놓치지 않도록 실리콘밸리에서 들은 모든 강의를 노트로 정리했다. 그런 세심함과 배려, 우정 덕분에, 내가 전생이 무슨 선행을 했기에 이런 사람들을 만나게 되었을까를 생각하게 됐다. 비자 거절은 내게 단순한 장애물이 그 이상이었다. 그것은 내 자존심과 내 노력, 심지어 정체성에 상처를 남기는 균열이었다. 비자 거절 이후 한동안 나는 내가 이 자리에 속하지 않는 사람처럼 느껴졌다. 우리 대신 다른 사람들이 선발되어 떠났고, 그로 인해 다른 참가자들과 심지어 내 팀과도 나는 거리감을 느꼈다. 그리고 그곳에서 얻을 수 있었을 무한한 기회들과도 멀어지는 느낌이 들었다. 그것은 나 자신을 스스로 의심하게 만들었다. 이 꿈에 너무 많은 것을 쏟아부었는데, 그것이 순간적으로 무언가를 깨닫는 그 찰나의 순간에 증발해 버리는 느낌이었다. 마치 세상은 계속 움직이는데, 나만 실망의 가장자리에 얼어붙어 있는 것 같았다. 하지만, 다시 연결되기 시작했다. 기차와 버스 정류장의 아줌마들, GI의 직원들, 룸메이트, 친구들, 팀원들. 그들은 각자 눈에 보이지 않는 무언가를 주었다. 연민, 따뜻함, 시간. 이 작은 제스처들이 나를 다시 꿰매 주었다. 그들은 해결책을 주지 않았다. 대신, 함께 있어 주었다. 실패를 없애주지는 않았다. 대신, 의미를 만들어 주었다. Illustation generated with AI 다시 생각해 보면, 거절은 모든 것을 앗아가지 않았다. 실리콘밸리 여행보다 훨씬 지속 가능한 것을 내게 주었다. 바로 성공이 사라질 때 우리를 지탱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새로운 관점이었다. 우리는 성공이나 실패 때문에 우리가 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연결된 사람들 때문에 우리가 된다. 사람들은 실패를 개인적 공백, 정체성의 단절로 여기기 쉽다. 하지만 실패는 특별한 침묵을 동반한다. 바쁜 삶의 소음 속에서 중요한 침묵, 우리 자신의 목소리를 더 잘 듣게 해주는 멈춤,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무엇을 더 잘할 수 있는지 성찰하게 하는 시간. 그리고 무엇보다, 그 침묵은 관계의 진짜 색을 드러낸다. 어떤 사람들은 그 침묵 속에서 사라지고, 어떤 사람들은 더 가까이 다가온다. 곁에 남아 다가와 준 이들, 당신들이 나의 회복의 이유다. 당신들은 실패와 실망을 혼자 감당할 필요는 없다는 걸 내게 가르쳐주었다. 강함이란 눈물이 없는 상태가 아니라 아플 때조차 계속 나타나는 선택인 것을 일깨워 주었다. 이 글을 읽으며, 실패 속에 혼자라고 느끼는 누군가에게 말하고 싶다. 실패는 이야기의 끝이 아니다. 때로는 인생의 한 페이지가 조용한 구석으로 넘어가며 누가 당신 곁을 걷는지를 드러내는 순간일 뿐이다. 때로는 자존감을 태워 겸손과 취약함, 연결의 공간을 선물하는 불이 되기도 한다. 기억하라. 당신은 잘되지 않은 일들이 아니다. 당신은 오렌지색 편지가 아니다. 당신은 남아 있던 대화들, 나타나 준 사람들, 가장 낮은 순간에 당신을 찾아온 사랑이다. 그것이 진짜로 남는 것이다. 그리고 아마 이것이 실패의 숨겨진 선물일 것이다. 실패는 한계와 수정만을 가르치지 않는다. 사랑을 가르치고, 누군가의 곁에 머무는 힘을 가르치며, 연결과 인간적 접촉의 힘을 가르친다. 점점 더 경쟁적으로 되어가는 세상에서, 낮아지고 취약해지고 울어도 괜찮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그것은 약함의 증거가 아니라, 성공이든 실패든 당신의 모든 모습을 드러낼 수 있게 해주는 관계에 대한 신뢰의 증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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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3-05
Erisu (KAIST 바이오및뇌공학과)
2025 KAISTian 에세이 공모전 수상작 "실패가 분명해지면 사람들은 싸우는 법을 잊는다. 그러나 사랑은 약이고, 희망은 등불이며, 비극의 서막은 환영에 불과하다. 기억을 되짚으며 나는 깨달았다. 죽음에 맞서는 싸움에서도 무기는 중요하며, 그 무기는 상대의 머리를 벨 수 있을 만큼 날카로워야 한다는 것을. 사람들은 언제나 기적을 바란다 ― 하지만 그 이야기를 만드는 신이 공감 하나 없는 존재라 해도, 심장이 더이상 움직이지 않게 된다 해도, 우리는 마지막 순간을 용감한 미소로 마주할 수 있다. 아주 오랫동안 가장 소중한 것들을 절대 놓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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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3-05
○○○ KAIST 새내기과정학부
2025 KAISTian 에세이 공모전 수상작 누군가는 고등학교 시절의 실패와 대학 합격이 인생에서 그리 큰 문제가 아니라고 말할지도 모른다. 실제로 앞으로의 긴 인생에서 벌어질 일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닌 일 수도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나에게는 이 경험이 삶에서 가장 깊은 좌절이었고, 동시에 가장 값진 깨달음이었다. 더 이상 나는 실패를 두려워하는 사람이 아니다. 실패를 지나오며 다시 일어서는 법을 배웠고, 앞으로 어떤 실패가 닥쳐도 다시 일어날 수 있다고 믿는다. 카이스트가 말하는 여섯 가지 KAIST DNA를 모두 존중하며 이를 갖추기 위해 노력했지만, 이 모든 능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게 해준 것은 결국 나 자신에 대한 믿음이었다. 그래서 나는 이것이 KAISTian에게 반드시 필요한 일곱번째 DNA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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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3-05
Haider Ali (KAIST 물리학과)
2025 KAISTian 에세이 공모전 수상작 "나는 한때 KAIST에서의 성공이 완벽한 성적, 유창한 한국어, 그리고 다른 모든 사람들과 어울리 는 것을 통해서만 올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러한 것들을 쉽게 찾는 데 실패한 것은 나에 게 더 중요한 무언가를 마주하도록 강요했다: 나 자신을 잃지 않고 혼자 서는 방법. 나는 고독이 단지 공허함이 아니라는 것을 배웠다. 그것은 당신이 진짜 힘을 찾고 계속 앞으로 나아가기 위 해 무엇을 기꺼이 바꿀 것인지를 결정하는 조용한 공간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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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3-05
안혜정 (KAIST 실패연구소 연구조교수)
이코노미21 x 실패연구소 공동기획 실패연구소와 이코노미21은 <실패의 사회적 비용과 혁신의 조건>이라는 주제로 실패 기획연재 5부작을 실시합니다. 그 두 번째 기사를 함께 공유합니다. 안혜정 (KAIST 실패연구소 연구조교수) 한국의 대입제도는 과거처럼 정답이 정해진 시험 위주에서 점차 평가 방식과 교육 내용의 다양성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변화해 왔다. 1990년대 말 수시 전형의 도입을 시작으로, 입학사정관제(현 학생부 종합전형)의 시행과 최근 많은 논란 속에서 본격 도입된 고교학점제에 이르기까지, 새로운 제도들이 도입될 때마다 정부는 학생 개개인의 다양한 역량을 폭 넓게 평가하고 과도한 경쟁과 사교육을 완화하겠다는 목적을 내세웠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공정한 평가’라는 명분 아 래, 학생들을 줄 세우기 위한 규칙과 기준이 오히려 더 복잡해졌고, 경쟁은 더 치열해졌다 왜 제도의 취지와 현실은 이처럼 엇갈리는가? 평가 방식과 도구는 바뀌었지만, 사회 전 체가 추구하는 목표는 여전히 같다. ‘어떻게 하면 가장 효율적으로 좋은 대학이라는 성 과를 얻을 것인가?’ 정부는 제도 설계를 통해 다양성과 잠재력, 공정한 평가를 강조하 지만 그 제도가 작동하는 사회문화적 맥락은 달라지지 않았다. 직업의 서열화, 학벌에 따른 기회의 격차는 여전히 강고하다. 이 문화 속에서 학생과 학부모는 새로운 제도의 취지를 곧이 곧대로 받아들이기 보다, 어떻게 하면 이 제도를 통해 유리한 위치에 설 수 있을까를 계산한다. 정답을 맞추는 게임에서, 최적의 전략을 찾는 것으로, 게임의 방식 만 바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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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3-05
○○○ (KAIST 전자및전기공학부)
2025 KAISTian 에세이 공모전 수상작 ○○○ (KAIST 전자및전기공학부) 실패는 저를 무너뜨렸지만, 역설적으로 가장 중요한 관계를 되돌아보게 했습니다. 그것은 조건 없는 사랑의 힘이었고, 실패해도 괜찮다고 말해주는, 언제든 돌아갈 수 있는 자리가 있다는 안 도감이었습니다. 이제 저는 압니다. 진정한 독립은 홀로 모든 것을 이겨내는 것이 아니라, 언제 든 기댈 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믿는 마음에서 시작된다는 것을. 저의 부끄러운 실패가, 홀 로 모든 짐을 짊어지려 애쓰는 또 다른 누군가에게 가장 가까운 이의 손을 잡을 용기가 되기를, 그리하여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항복을 경험할 기회가 되기를 바랍니다. * 2025년 KAISTian 에세이 공모전 수상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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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3-05
Tomiris Sharipbay (KAIST 전산학부)
2025 KAISTian 에세이 공모전 수상작 Tomiris Sharipbay (KAIST 전산학부) "이제 알겠어. 손을 내민다는 건 약함이 아니라, 인간다움이라는 걸. 아직도 보내지 못한 편지들이 있지. 아마 영원히 보내지 못할지도 몰라. 하지만 이제 그것들은 짐이 아니라, 기억으로 남아 있어. 단절된 순간에도 나는 여전히 무언가 일부였다는 기억. 실패 속에서도, 나는 여전히 ‘보여지고 있었다’라는 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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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9-16
안혜정 (KAIST 실패연구소 연구조교수)
이코노미21 x 실패연구소 공동기획 실패연구소와 이코노미21은 <실패의 사회적 비용과 혁신의 조건>이라는 주제로 실패 기획연재 5부작을 실시합니다. 그 첫 번째 기사를 함께 공유합니다. 안혜정 (KAIST 실패연구소 연구조교수) 사람들은 머리로는 실패에 관대하고 실패를 통해 배워야 한다고 생각하면서도, 실제로는 실패 이후에 닥칠 사회적 평가와 리스크를 의식해 도전을 망설이게 된다. 도전을 방해하는 진짜 문제는 무엇일까? 첫째, 한국 사회가 취해온 빠른 추격자(Fast Follower)전략과 새로운 시대적 요구 사이의 괴리다. 둘째, VUCA(Volatility, Uncertainty, Complexity, Ambiguity)로 대변되는 시대적 환경변화 속에서 사회가 요구하는 바와 개인이 마주한 현실 사이의 간극이다. 셋째, 실패 이후를 감당해줄 사회적 안전망이 부족하다. 한국 사회에서는 실패 이후의 삶을 뒷받침해 줄 제도나 문화가 여전히 취약하다. 결국 이 세 가지 조건은 우리를 이중적 상황에 놓이게 만든다. 사회 전체는 ‘혁신을 위해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라’고 외치지만, 정작 그 속에 사는 개인은 안정된 경로를 포기할 수 없고, 실패를 감수할 여유도 없다. 도전하라는 사회적 요구와, 안정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개인의 현실 사이의 괴리는 도전에 대한 요구와 실패에 대한 심리적 저항감을 강화시킬 뿐이다. 이 간극이 해결되지 않는 한 도전은 추상적인 이상으로 남을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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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9-16
Uzair Ahmed (KAIST 전산학부) 002
Uzair Ahmed (KAIST 전산학부) "나는 여전히 당신을 믿습니다. 우회로가 목적지를 지우지는 않습니다—당신이 성공할 것이라 믿습니다"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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