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KAISTian Story 에세이 공모전 수상작 - 극복상
이윤서 | KAIST 전자및전기공학부
우선 실패를 경험하면, 어쩔 수 없이 실패의 쓰라림을 맛보게 된다. 하지만 쓰라림을 충분히 겪고 난 뒤에는 슬픔이라는 감정을 나와 분리시킬 수 있어야 한다. 핵심은 실패를 하나의 관찰 대상처럼 있는 그대로 바라볼 수 있는 용기가 아닐까 생각한다. 하지만 제자리에 서서 실패를 바라보고만 있는 것은 본인에게 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다. 실패를 있는 그대로 바라보며 그 실패와 ‘함께 걸어가겠다’는 마음가짐은 제자리에 서서 바라보고만 있는 것과는 극명한 차이가 있다. 아직도 나는 사람들의 주목을 받고 있는 가운데 서서 말하면 얼굴이 빨개지고 가슴이 미친듯이 두근거리며 손, 발, 목소리 모두 떨리는 것이 느껴진다. 하지만 그 순간에도 그런 나를 있는 그대로 관찰하며 관찰자의 입장에서 분석해 본 뒤 다시 묵묵히 걸어간다. 한 가지 확실한 점은 실패와 함께 걷기를 선택한 순간부터 조금씩 자신감에 찬 언어들을 뱉고 있는 나를 발견하고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