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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STian 스토리
시지프의 실패, 시지프의 기쁨
저자

이찬영 | KAIST 원자력및양자공학과

발행일

2024-06-11 16:07:09

2023 KAISTian Story 에세이 공모전 수상작 - 노력상

이찬영 | KAIST 원자력및양자공학과


물론, 삶에서 겪는 많은 실패는 아름다울 만큼 많은 도구로서 가치를 지닌다. 맡은 과업에서의 실패는 나의 부족함을 드러내, 지금 당장 채워야 할 곳을 선명하게 보여주기에, 그 활용의 방법론을 현명하게 다듬는 것이 가능하다. 하지만 어떤 실패는 불가항력적이고, 불가해하다. 우리는 타인을 이해하려 하지만, 아무리 지난번의 실패에서 배우더라도 타인은 본질적으로 불가해하기에 우리는 언젠가 실패할 것이다. 우리는 모두 하루라도 더 삶을 이어가려 노력하지만, 이 노력은 실패가 예정된 노력이다. 죽음처럼, 어떤 실패는 지금 우리의 능력과 의지로는 도저히 닿을 수 없는 곳에 있다. 만약 우리가 도구적인 “실패론”에 만족한다면, 우리는 불가해한 실패에 무너지고 깨어질 것이다. 그렇기에, 실패를 활용하기 이전에, 어떤 실패는 곧 우리의 삶 그 자체의 가장 중요한 구성임을 분명하게 인식해야 한다. 그 실패를 인정하고 굴복하자는 것이 아니다. 그 부조리에 고개를 들고 맞서며, 삶의 의미를 외려 그 실패들에 서 끌어내자는 것이다. 나는 이것이야말로 가장 정직한 삶의 태도이며, 최후까지 무너지지 않고 버틸 수 있는 태도라고 생각한다. 실패를 그 자체로 삶의 한 축으로서 받아들이는 것, 패배를 분석하기 이전에 그 운명이 온전히 자신의 것임을 인정하는 것, 모든 것이 바로 그 밑바닥에서부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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